한 사람의 삶에 있어 노인이 된다는 것은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 관계적으로 복합적 변화를 수반한다. 노동시장에서 은퇴로 소득이 감소하고, 노화로 신체·인지 기능이 저하되면서 질병 및 여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 그중에서도 온전한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성공적 노화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다른 말로 말하면 노년기의 건강 척도는 ‘자립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스로 가사일, 장보기, 봉사활동, 여행 등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때문에 노인의 자립적인 일상생활 능력 유지는 노년기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일상생활 수행에 주변의 자원에 의존하는 노인 또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가족, 지역사회, 국가의 부양 부담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은 고령화로 노인의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여 적절한 개인과 서비스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란? 자신을 돌보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유지하지 위한 복합적인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이다. 노인의 신체적 건강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1963년 Ford Katz가 일상생활 수행 능력(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지표를 제시한 이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가 되었다. ADL은 식사하기, 입욕, 세면, 보행, 배변 등과 같이 일상생활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을 평가한다.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IADL(I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은 1969년 Lawton과 Brody가 개발한 것으로 가사, 쇼핑, 교통수단 이용, 전화 사용 능력, 식사 준비, 세탁, 투약, 돈 관리와 같은 8가지 영역을 평가하며, 해당 행위를 함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지를 근거로 한다. 두 측정 도구의 차이점으로는 IADL이 사회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라면, ADL은 노인이 독립된 생활을 위해 생존과 직결되는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을 의미한다. 즉, ADL과 IADL은 가정생활 및 사회생활에 필요한 일상적인 활동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기능적 일상생활 능력은 ADL과 IADL보다 더 고차원적인 능력으로 여행, 직업 등 지적, 육체적 활동 능력을 말하며, 어찌 보면 건강하고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 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의 신체기능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있겠다.
노인의 신체적 건강 수준을 나타내는 ADL 기능 장애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높아지는 것이므로 노화로 인한 신체의 기능 저하는 보편적으로 수반된다. 노인 질환은 대부분 만성 퇴행성이 많으므로 완치보단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젊은 환자에 비하여 치료 반응이 느리고 합병증 발생이 많으므로 질환에 의한 기능 손실의 발생이 많고, 이러한 기능 장애는 노인의 일상생활 유지를 힘들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또한 ADL의 감소는 나이 듦으로 인한 것으로 한번 저하되면 다시 독립생활이 어려우므로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다수 연구에서 본인의 건강 수준을 부정적으로 인지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ADL 제한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반면에 스스로 건강 수준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노인들은 IADL 수준이 이전에 비해 좋아졌거나 그 수준을 유지한 연구 결과들이 있다. 또한 주관적 건강 수준이 낮을수록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정도가 낮거나, 암, 뇌혈관질환과 관절염, 류마티스 질환, 낙상 경험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가족 형태와 달리 핵가족화로 독거노인 또는 노인 부부 가정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은 일상생활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적인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노년 시절을 가정에서 보내려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노인의 기능적 불능상태 초래율은 다른 연령군에 비해 5배 정도 높아지게 되고, 연령이 많아질수록 일상생활 활동은 저하되어 노년 후기에는 노년 전기에 비해 2~3배 이상 저하되게 된다. 이는 노인에서 독립성 상실의 요인이 될 뿐 아니라 나아가 삶의 질이 낮아진다.
2020년 요양병원 백서에 따르면 전체 노인의 3.5%(11만 명)가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어 의존 생활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 활동은 개인이 독립적이고 의미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데 기본적인 요소이므로, 일상생활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면, 가족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로 하다는 것이며, 이는 곧 건강수명과도 연결이 된다. 병상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삶의 질 수준 또한 매우 저하되게 된다.
이상으로 일상생활 수행 능력,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 기능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의 개념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활력적으로 노후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신체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여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자립생활에서 벗어나 90세에도 여행을 할 수 있고, 80세에도 스포츠 종목을 즐기며, 우리나라 최장수 MC인 송해선생님처럼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가능한 것이 성공적인 노화가 아닐까?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기능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개인의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준다면 건강관리를 통해 신체기능 저하 속도 및 낙폭을 낮춰 생의 마지막까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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